친구에게,
금년도 절반을 지나려 하는군. 덧없이 세월이 흐를수록 공허한 마음만 쌓여 가는 것이 나이 탓인지도 모르겠네!
손바닥만 한 밭에 채소 몇 개 심어 보았는데 공짜만 바라는 심뽀 때문인지 물은 열심히 주는데 쑥쑥 자라지를 않아.
자식 농사나 채소나 정성으로 가꾸어야 하는데 세상에 쉬운 것이 어디에 있겠나 하면서도 말일세. 바람이 불어도 이왕 시작한 일이니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하고 들어오면 몸뚱이는 예전과 같지 않아. 요즈음은 봄 날씨답지 않게 집안에 가만히 있어도 추위를 타는 것이 뒤늦게 꽃샘추위가 찾아온 듯하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한반도 정세 속에 친구들은 어찌들 지내시는가.
나는 일주일에 한번은 산행을 하는데 요즈음은 사람 맛 나는 산행을 하고 있다네.
총인원은 50여 명이 되고 평균 나오는 분은 25명은 되는데 40대부터 80 초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분들이지.
새삼스럽게 사람 맛 나는 산행이 무어냐고? 몇 년 전만 해도 몇 사람만을 만나려고 산행을 했다면 지금은 겸손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라 하는 말일세. 옛날에는 자존감은 없고 못된 자존심만 떠버리는 친구들이 많았지.
어느 모임에서나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계급장 떼고 겸손해야 하는데 그들이 왜 그리 어리석은 행동으로 비추어졌는지...
그들도 세월이 지난 다음에야 무모한 행동을 후회하리라 생각된다네. 물론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겠지만 뒤늦게 철이 들어가니 다행일세!
그리운 벗들,
모쪼록 건강과 함께 마음 편한 생활이 되기를 바라며 또 소식 전해 드리겠네.
p.s 동창회 친구들에게 보낸 글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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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에게
긴~~세월속에 다들 어디로 숨어 살고들 있는지 , 바쁘다는 핑계로 찿지도 만나지도 않고 .
유일하게 연락이 되고 한국에 들어갈때 마다 찿게되는 지지배는 너밖에 없구나!
지난해에 한국에 나갔을때는 너는 그래도 동창들을 찿아 한달에 한번씩 만나서 즐겁게 지내는모습을 보니 마~~이 부러웠지만
나의 거주지가 머나먼곳에 있기에 신데렐라의 시계가 똑딱 똑딱 체촉을 하니 어쩔수없이 발길을 돌릴수밖에 ,ㅉ
향상 입버릇처럼 서로 하는 예기가 "건강 챙겨라 ,건강해라" 진담을 담은 잔소리는 하지만 세월에 장사가 없는지 ,
니나 내나 여기저기 아픈데가 많다더니 ,
다 잊고 친구들 만나 노는모습을 보니 다행이다, 싶더라 지지배야!
이젠 우리가 무슨 낙이 있겠냐 마는 서로가 맞는 사람들하고
취미생활 하면서 그날 만이라도 맛있는음식 먹으면서 화통하게 웃자구나!
무심님 덕분에 가끔은 글을 쓰게 되서 감사합니다.
딴애도 있긴 있는데 젤 만만한 애가 먼저떠난 철수짝꿍 영희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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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들에 여유도 느껴지고.... 그런 친구들에게 저두 언젠가 무심님처럼 이렇게 편지글 날리고 싶네요 .
글구 무심님의 글 속에서 제자신 한번 더 돌아보게 됩니다. 제가 놓치고 있는 모습은 없는지... 시에라에 누가 되지 않는 멤버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